토크에서는 현재의 ‘스마트함’을 다루는 두 명의 연구자, 활동가를 초대하여 이야기 듣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스마트함’이라는 담론이 직조하고 있는 기술적 환경(이자 생태적 환경)의 변화와 그 속의 우리의 일상은 어떠한가란 질문이 이 토크의 출발점이다. 토크에서는 기술 마케팅적 사고, 사회문제 해결주의적 접근, 도시 재생적 관점에서 거리를 두고, 혹은 그것을 인정하며 우리가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 나눈다.
인간이 아닌 똑똑한 존재들이 현재의 세계를 구성하고 우리와 연결되어 가고 있는 지금, 인문사회과학 역시 기존의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는 여러 담론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포킹룸의 강연에서는 이러한 ‘비인간’으로의 관점의 전환을 얘기하는 사회과학의 접근을 들여다 보고 그것들을 실제 사례 혹은 예술작품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두 번의 강연을 마련하였다.
[토크]사려 깊은 도시의 똑똑한 이웃들
11월 1일 (목) 7:00, 정한별&이재흥
이재흥은 보다 인간적인,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는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회적경제, 디지털사회혁신의 관점에서 스마트시티의 쟁점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최근 다녀온 스페인 산탄데르를 중심으로 유럽 주요도시 스마트시티의 배경과 흐름을 공유하려고 하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금천구의 스마트시티 사례를 고민하고 실험하고 있는 내용도 소개하려고 한다.
연구자 정한별은 한국에서 교육기술(EdTech)이 어떻게 상상되고, 현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스마트”라는 단어가 다양하게 사용 및 변주되는 양상을 추적하고 있다. 그는 세종시의 스마트시티 담론을 스마트교육의 서사와 나란히 놓아보고, 여기서 드러나는 기술-도시-교육의 “스마트함”에 대한 생각들을 “누가-무엇을-어떻게 통제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재구성해볼 예정이다
이재흥
디지털과 시민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더레이션랩을 운영한다. 금천구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을 맡아 스마트시티가 보다 인간적인 방식으로 실행될 수 있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선임연구원과 (사) 비영리 IT 지원센터 & Tech Soup korea 대표로 일했다.
정한별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주로 과학기술학(STS)의 시선으로 정책을 바라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를 운영하며 만난 이야기들을 최근 라는 책으로 담아 내며, 과학기술이 사회, 일상, 제도와 만날 때 그 경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전하고 있다.
[강연]사회와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과 객체지향존재론(OOO)을 중심으로
11월 3일 (토) 2:00, 이준석
최근 인문사회과학은 자연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존재론적 전환, 혹은 비인간적 전회(non-human turn)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흐름은 우리로 하여금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새롭게 구성할 것을 요청하는데, 이러한 관점의 변화를 도와주는 두 개의 이론틀에 대해 본 강연에서는 간략히 살펴보려 한다. 하나는 테크노사이언스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 actor-network theory)이고, 다른 하나는 존재하는 것들을 새롭게 보기 위해 만들어진 객체지향존재론(OOO, object-oriented ontology)이다.
이 각각의 이론을 짧은 시간에 모두 훑어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본 강연에서는 이 이론들의 개요를 간단히 살펴보고, 그 이론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나아가, ANT나 OOO 등의 이론들을 받아들였을 때 우리가 과학, 기술, 사회, 인간, 예술에 대해 어떠한 관점변화를 얻을 수 있는지 논의해 보려 한다. 이에 대한 사례 연구로, 최근 대구미술관에서 개최된 염지혜 작가의 『모든 관점 볼텍스(Total Perspective Vortex)』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가지고 짧게 살펴보려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객체지향존재론에서 주장하는 하이퍼객체(hyperobject, 혹은 ‘초과물’)의 개념을 활용할 것이다.
이준석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과학기술학 분야의 학위를 2013년에 받고, 현재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학생들에게 과학인문학(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보는 과학사, 과학철학, 생태주의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 테마는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객체지향존재론이고 테크노사이언스와 인간, 기술과 예술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강연]비인간 도시화와 '국가-자연'의 관계
11월 3일 (토) 4:30, 김준수
이 강연에서는 최근 사회과학계에서 새로운 인식론적 전환으로 자리하고 있는 비인간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시간과 공간’의 문제에 촛점을 맞춘다. 더불어 도시사회학/도시지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논쟁으로 등장하고 있는 행성적 도시화(Planetary Urbanization)에 대해 다룬다. 행성적 도시화 이론이 비인간 논의와 맺고 있는 인식론적, 방법론적 가능성과 한계를 얘기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인간 중심적인 공간의 구성 과정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해 본다. 그리고 비인간을 통해 바라보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 인식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와 같은 인식론을 통과해 보다 한국적 맥락에서 비인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즉 한국의 냉전 경관과 발전주의 도시화 과정 속에서 국가와 자연 관계를 살펴본다.
한국의 발전주의 도시화 과정은 국가에 의해 진행된 자연의 자원화 동원 전략을 통해 진행되어 왔고, 이는 다양한 사회적, 물리적 동원과 함께 했다. 대표적으로 강연자가 연구했던 비둘기와 국가의 관계 변화 과정을 짚어봄으로써 보다 한국적 맥락에서 비인간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더불어 강연자가 최근 연구하고 있는 한강의 사례를 통해서도 국가와 비인간이 상호 어떤 관계를 형성해 왔는지를 다루어 본다.
김준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한국공간환경학회와 미국지리학회 등에서 ‘한국의 발전국가와 정체성의 정치’ “한국의 발전주의 도시화와 국가-자연의 관계 재조정’등의 논문 발표했다. 최근에는 한강의 ‘국가-자연’ 관계변화 과정을 비인간의 도시계획사를 통해 바라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된 연구 관심은 도시화 이론, 정치생태학, 위험경관, 국가공간론, 환경사회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