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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22,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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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초'라고 불렀던 것은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문에 조기에 건설이 중단되어 버린 주택 개발지였다. 1년 후 고등학교를 졸업한 내가 마주하게 되는 불경기를 일으킨 바로 그 거품이었다. 그 개발지는 고급 주택들이 들어설 예정이었고, 주변에 비해 크기에서도 가격에서도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났다. 어느 개발업체가 언덕 꼭대기 땅 전체를 사들이고, 경사면을 마구 깎아내 지대를 만들고, 고급 저택을 떠받칠 기초를 위해 시멘트를 들이부었다. 그런데 그 후에 돈이 떨어진 것이었다.

'기초'로 가려면 일단 자전거나 차를 타고 알렉스네 집까지 가서, 거기서부터는 걸어서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나지막한 노간주나무와 오크나무 관목 숲으로 들어가야 했다. 숲을 걷다 보면 마침내 우리에게는 천국이나 다름 없는 곳이 나왔다. 십수 채의 집이 들어설 시멘트 슬래브가 주욱 늘어서 있고, 주변에는 이미 완성된 도로와 진입로가 깔려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무방비 상태로 버려져 있는 것이다.

어느 맑고 따스한 날 밤, 우리는 그 중의 어느 기초 위에 작게 모닥불을 피웠다. 누가 고물딱지 기타를 한 대 가져왔고, 또 누구는 면 요리를 조금 가져왔다. 쓰레기 수거장에서 주워온 안락의자도 한두 개 있었고, 의자에 못 앉은 사람들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우리는 마리화나를 돌려가며 피웠고 등을 대고 누워 별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바닥에 내 이름을 끄적였다.

작년에 나는 이 모든 것에, 그리고 내가 잠시나마 집으로 삼았던 다른 모든 시멘트 슬래브(피츠버그 버튼, LA 강, Mo-Pac 철도역 아래 배수로, 갤버스턴 시의 방파제 등)에 말랑말랑한 향수를 느꼈다. 그래서 내 온라인 소셜 공간에 똑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서 다음과 같은 트윗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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