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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1층 전시장에서 여러분을 반기는 것은 테슬라주의(바하르 누리자데)와 스페이스 X(유도원), 트럼프를 포함한 각종 인터넷 밈(실비아 달 도쏘)입니다. 이 화려한 면면은 매일 우리 입에 오르내리는 테크노크라트들이며, 기술과 자본의 결탁을 선명한 해상도로 보여줍니다. 이들이 현대의 신이라면, 1층 코너에는 중국 약학의 신, 신농이 역사상 최초의 데이터 모더레이터가 되어 희생과 노동을 관장합니다 (이헌). 2층으로 이어지는 전시에는 “레프트한” 해석과 실천이 이어집니다. 노이즈와 신체(우박 스튜디오)와 불과 데이터 센터(이상윤), 보호에 대한 약속과 이면(GORE-TECHS®)은 모두 요소는 다르지만, 어떤 반발의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신체, 데이터, 기술 인프라, 이 모든 것들은 기술 소유 주체들이 소외시키거나 아닌 척 의도적으로 가리는 것들이기에, 이 작품들은 그를 드러내며 일단 적어도 한 번은 “레프트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이즘: 미래 종말의 종말 이후의 경제

Teslaism: Economics After the End of the End of the Future

2022, 4K 싱글 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27:06

바하르 누리자데
Bahar Noorizad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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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일론 머스크와 그의 자율 주행 자동차/연인, 그리고 인생 상담 코치가 출연하는 3인칭 레이싱 음악 게임이다. 주인공들은 게임화 되어버린 베를린을 배경으로 주주 총회를 향해 운전대를 잡고 달린다. 작가는 베를린에 새롭게 지어진 테슬라 기가 팩토리를 통해, 후기 포드 주의를 성공적으로 계승한 테슬라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테슬라주의는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금융적 세계를 구축하고, “미래의 모습”을 이미지 엔지니어링하며, 이제 생산과 소비의 체제로 업그레이드되었음을 뜻한다.

바하르 누리자데는 상상과 추측이 서로 침투하며 생기는 갈등과 모순에 대해 탐구한다. 사이버네틱 사회주의에서 신자유주의 금융에 이르는 경제학의 기술적, 지능적 역사를 연구하고, 우리의 삶과 생활 공간을 금융화하려는 시도에 대항하는 행동주의적 전략을 분석한다. 오늘날의 역사적 정의를 어떻게 재분배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미래는 ㅈㄹ이상해질 것이다

The Future Is Going To Be Weird AF

2023, HD 싱글 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10:26

실비아 달 도쏘
Silvia Dal Do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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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커티스의 합성 목소리를 내레이션으로, 이 영화는 더욱 이상해지고, 어려워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죽은 연예인들이 살아 돌아오고, 생성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억만장자들이 지구 밑으로 숨어버리는 이 세상. 이 중간 현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우리의 사랑은 감성 마케팅, 로봇, 딥페이크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러나….

실비아 달 도쏘는 영화를 제작하고, 디지털 기술과 웹 서브 컬쳐를 연구한다. 2016년부터 Clusterduck라는 그룹을 만들어, 리서치, 디자인, 트랜스미디어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전시나 인터랙티브 설치를 기획한다. 대표작 및 출판물로 <The Detective Wall>과 <Deep Fried Feels>가 있고, Domus, Not, INC Longform 등의 플랫폼에 예술과 기술에 대해 글을 쓰며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고민한다.

노 이즈 캔슬링

No is Canceling

2025, CRT 디스플레이, 커스텀 소프트웨어 및 실시간 인터랙티브 설치

우박 스튜디오(우현주, 박지윤)
Ubac Studio (Hyeunjoo Woo, Jiyu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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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노이즈를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배제된 존재들의 흔적이자 새로운 진실을 형성하는 요소로 탐구하며, 현대 디지털 환경이 지닌 분류와 배제의 특성을 드러낸다. AI 이미지 분할 모델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관객의 신체를 인식하고 제거하는 영상과 CRT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다채널 인터랙티브 비디오로 구성된다. 사라진 관객들의 흔적(노이즈)는 CRT 디스플레이 속 'Mx.NO'라는 존재로 재구성된다. 각 채널의 내러티브를 따라 그 흔적이 만드는 이야기를 추적하고 상상하는 경험을 제안한다.

우박스튜디오는 미디어 아티스트 우현주와 박지윤이 설립한 스튜디오로, 기술이 만들어내는 환상과 개인의 현실이 충돌하는 지점을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기술이 제시하는 이미지를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 그 뒤편에 숨겨진 불협화음과 소외 문제를 탐구하며 ‘기술 환상의 해체자’로서 작업을 지속한다. 관객을 공동 창작자로 초대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통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몸짓들

Gestures

2024, 비디오 설치, 2채널 비디오, 반복 재생

유도원

Dowon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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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 이미지가 갖는 문화, 지리적 편향성과 지시성 그리고 이미지 물성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몸짓들>은 렌즈 기반 재현, 동시대 이미지 유통에 내포된 숭배, 우상적 가치를 소거하려는 대안적 재현 실험이다. SpaceX 로켓의 수직적 이동에서 비롯된 숭고와 이를 추종하는 듯한 기록하는 몸짓은 프레임에 고정된 채 SNS에서 쉽게 발견된다. 이미지 소비 시대에 서구에서 개발, 구축된 이미지 언어를 익히며 사용해 왔기 때문에 소비되는 이미지는 편향성을 띄는 인지적 사실이 된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흔들리는 화면을 안정화하는 Adobe After Effects의 Stabilizer 기능을 역으로 사용하여, 오히려 촬영자의 몸짓을 드러내고 보편적인 재현의 틀을 느슨하게 만들며 고요해진 이착륙 현장을 재현한다.

유도원은 도구적 관점에서 형식을 탐구한다. 스크린, 이미지의 평평함에서 신체 감각과 저자성을 탐구하기 위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도구까지 다양한 이미지 형성, 인식, 분석 장치들을 통해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 사이를 이동한다. 이와 동시에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두 영역 사이의 강한 결속과 디지털 공간에 표상된 서구 편향, 식민적 요소를 동아시아 보기 방식을 토대로 해체하고 재조합한다. 

Ash

2025, 설치, 웹사이트와 섬유설치

Heat, Fever, Fire

2025, 싱글채널 영상, 15:00

이상윤
Sangyo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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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는 생성 AI의 작동 방식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이미지를 아카이브한 웹사이트와 직조된 패브릭으로 구성된 작업이다. 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불 이미지를 생성하는 시도와 함께 불과 관련된 여러 리서치를 아카이브 한다. 데이터 네트워크의 물리적 존재 방식인 발열과 불을 연결하는 이 작품은 서버에서 열이 발생하는 원인인 ‘저항’과 사회적 저항을 연결한다. 이 일종의 수행적 리서치의 과정을 웹으로 볼 수 있다.

<Heat, Fever, Fire>는 코로나19가 끝나갈 무렵 춘천 구봉산의 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을 배경으로 데이터 센터와 현실을 연결한 작업이다. 영상에서는 데이터 센터에 대한 일종의 음모론을 주장하는 블로거가 화자로 등장하여,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이 데이터 센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블로거는 데이터 산업의 시스템에 저항하기 위해 센터 내부의 온실을 모방한 가상 식물을 업로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영상을 마무리한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활동이 가상공간으로 쫓겨난 모습을 반영하고, 코로나19의 열병, 데이터 센터 서버의 발열, 봉쇄 명령에 대한 방화 시위를 연결해 데이터의 물질적 환경을 조명하며 물리적 저항과 사회적 저항을 연결한다.

이상윤은 춘천에 거주하며, 데이터라는 비물질적인 대상과 물질적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일종의 구조적인 서사를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최근에는 데이터 센터라는 데이터의 물리적 환경을 중심으로 생성 AI가 무엇을 생성하고 생산하는지를 질문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Sacrificial Data

희생적 데이터

2025, 리서치 진zine, 루프 영상, 가변설치

이헌
I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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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 신이자 약학의 창시자인 신농(神農)은 태초의 모든 풀을 몸소 맛보며 70여 번 죽음과 부활을 반복했다. 그는 이러한 희생을 통해 먹을 수 있는 풀과 유독한 풀을 구별해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신농의 초기 ‘라벨링’ 작업은 데이터를 모더레이팅하는 인간의 노동과 유사하지만, 숭고한 신의 희생과 달리 현대의 데이터 노동은 ‘인공’지능이라는 블랙박스 안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데이터 모더레이션을 둘러싼 가상의 신화 속에서 ‘휴먼-인-더-루프’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 데이터 노동 모델을 모색한다.

이헌은 서울에 중심을 둔 디자인 창작자로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며 언젠가 모든 ‘아카이빙’이 유물이 될 미래를 상상한다. 신화와 기술 사이의 모순적 교차점에 관심을 두고, 과거에 기록된 유산이 미래의 예견으로써 현재에 실현되는 순간을 시뮬레이션한다.

GORE-TECHS®

2025, 혼합재료

고어텤스 (이레나, 최정화)
GORE-TECHS® (Lena Lee, Junghwa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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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은 GORE-TEX®의 기술 언어와 그 이중성을 차용한다. 외부의 물은 차단하면서 내부의 수분은 배출하는 멤브레인 구조처럼, 지금의 기술은 불확실성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는 약속과 함께 인간의 본질적 요소를 여과해 낸다. 이 과정에서 기술은 감정, 윤리, 저항과 같은 인간적 요소를 비효율의 이름으로 걸러내며, 사용자를 '최적화된 건조 상태'로 유지시킨다. 그러나 우리는 약속된 쾌적함과 달리, 기술의 생살을 드러내는 ‘Gore’를 마주한다. 가속하는 기술 발전 속에서 기술의 리듬과 비동기화된 신체들, 기술 민주주의의 환상에 부유하는 잔해를 목격한다. GORE-TECHS®는 질주하는 기술 발전의 잔혹함을 기꺼이 마주하면서, 이 기이한 현실을 통과할 수 있는 대안적 멤브레인과 새로운 투과성의 질서를 상상한다.

GORE-TECHS®는 큐레이터 이레나와 디자이너 최정화로 구성된 콜렉티브다. 가파르게 치솟는 기술 가속화 시대에 이들은 피가 마르는 건조함을 감각한다. 외부의 물기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방수막처럼 기술은 불확실성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낼 것을 보증하지만, 정작 그 보호막 아래 인간은 점차 메마르고 갈라진다. "GUARANTEED TO KEEP YOU DRY"— 이 약속의 문장 속에서 기술 발전의 역설을 떠올린다. 이 역설 속에서 GORE-TECHS®는 차폐와 투과 사이 제3의 지대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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