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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Zine

열 명의 연구자들은 레프트 테크를 큰 주제로 다음과 같은 개인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넷/디지털 공간에 스스로를 위치시킨 연구자들은 인터넷 공간의 광장의 역할과 가능성 (김연주), 소셜 미디어에서의 감정의 분석과 표현 방법 (류다현), 음성 합성 저작물의 유통과 위상 (정빈)을 주제로 연구를 정리했습니다. 또한 신체 재현과 생체 인증 (곽수아), 돌봄 로봇과의 상호 작용(윤소린), 자율 주행 기술의 이면 (강민경)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술에 의해 깎아내려질 수 있는 인간성, 인격성을 돌아보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좀 더 기술 사용자의 입장에서 기술 인프라에 관련된 측면을 언급하는 연구로, 대규모 언어모델과 지식 공유의 가능성 (김현철), 그리고 기술에 personal이라는 개념을 소개/대입하려는 시도 (김승범)가 있었으며, 역사/계보적인 측면에서 영감을 받은 통신기반시설 연구 (장가연)과 저항적 미디어아트 연구 (최선주)가 있었습니다. 위의 내용은 전시장에서 진(zine)의 형태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기술의 무대 뒤에서

 Behind the Stage of Technology

강민경 Minkyeong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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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언가를 ‘알아서’ 해내는 기술에 기대와 동시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 기술들 자체를 ‘환상’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마치 연출된 무대에 가깝다. 다만 환상은 잘 설정된 무대가 우리가 기술에 대해 아는 전부일 때 발생한다. 본 리서치는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를 중심으로 연출된 장면에 존재하는 긴장감과 무대 뒤편을 폭로함으로써, 우리가 기술에 대해 갖고 있는 환상과 두려움을 없애자고 제안한다. 추상적이었던 무기(武器)로서의 기술, 그 환상과 두려움은 우리가 앞으로 논의해야 할 구체적인 대상으로 치환될 것이다.

강민경은 과학기술과 그 발전에서 배제된 것(사람)들에 관심이 있으며, 이에 주목하여 과학기술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현재는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과학기술과 장애예술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한국 여성, 생체인증을 해킹하다

Beauty Lies in the Eyes of Biometrics

곽수아 Sooah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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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몸의 재현(사진)을 변형시키는 것이 젠더화된 문화적 실천으로 자리 잡은 한국에서 자동 얼굴인식 시스템은 생체인증 기술이 전제하는 “고정된 몸”이라는 개념과 미적 개입을 통한 몸의 재구성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장이 된다. 몸의 유동성이 생체인증 기술의 실패를 유발할 때, 한국 여성은 이것을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기술 시스템에 균열을 내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이러한 미적 개입은 생체인증 기술에 의해 통제되는 몸들의 저항적 전략일까, 아니면 오히려 기술과 사회적 규범이 여성의 몸을 더 정교하게 규율하는 방식일까? 한국 여성은 이렇게 생체인증을 해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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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아는 서울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구자, 박물관 전문가, 예술-활동가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내는 작업을 하길 좋아한다. 무거운 이야기는 금방 가라앉지만, 가벼운 이야기는 떠오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예술공학과 과학기술학을, 뉴욕에서 인류학을 공부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Very Personal

김승범 Seungbu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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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으로 증식하는 AI/거대언어모델(LLM), 그리고 그 위에서 피어나는 수많은 서비스들. 하지만 엔드유저 입장에서 이 AI/LLM을 접하고 탐색하는 방식은 여전히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되기엔 부족하다. 오늘날 디지털 문화를 가능하게 했던 퍼스널 컴퓨터(Personal Computer)의 ‘Personal’ 이라는 개념을 다시금 진지하게 되짚어볼 때, AI/LLM은 우리에게 아직 충분히 ‘개인적이지’ 않다. ‘개인적인 오브젝트’-나만의 고유한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온전한 대상- 가 되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시도와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의 광장을 상상하기 :
소셜미디어 트위터(‘X’)의 광장 가능성 탐색

Imagining the “Agora” Online and Offline: Exploring the Potential of Twitter(‘X’) as a Social Media Agora

김연주 YeonJu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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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3 내란과 탄핵 정국을 통과하며 ‘광장‘의 함의가 증폭되고 있는 현재, 광화문, 여의도, 남태령 등의 광장과 공명하는 ’온라인‘ 공간의 광장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한다. 광장을 규정하는 것은 특정한 공간, 지리적 특성보다도 그곳에서 맺는 관계들, 그리고 이야기들, 목소리들로 뭉쳐진 정동(affect)이라는 논점을 통해 소셜미디어가 갖는 실시간성과 인구의 군집을 통해 ‘광장’으로서의 가능성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김연주는 문학평론을 공부하고 청소년소설로 석사논문을 썼다. ‘이야기‘가 연결하는 다양한 세계에 관심을 갖고 유연하고 학제적인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우리를 이루는 서사들을 통한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논점을 살펴보기 위해 성실하게 읽고 보고 쓰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집단 지성과 대규모 언어 모델

Collective Intelligence and Large Language Models

김현철 Hyunchu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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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나 Claude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과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놀라울 정도로 편리한 지식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인간이 작성한 정보를 검색하기보다 AI가 생성한 정보의 읽기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를 축소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사례와 문헌을 검토하고, 공동의 지식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대규모 언어 모델 인터페이스의 설계 방안을 탐색한다.

트위터의 페미니즘 논의에서 나타나는
비난의 정치에 대하여

Analysis of the Blaming Politics in Feminist Discourse on Twitter

류다현 Dahyun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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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한국 페미니즘의 지형은 온라인 공간을 빼놓고 사유하기 힘들어졌다. 페미니즘 리부트는 “감정적 정치 공간”(Affective Public Sphere)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공간의 특성을 기반으로 확산되었으며, 이후 페미니즘의 대중화와 이에 대한 안티페미니즘적 논의가 함께 이어져 왔다. 이 연구는 “페미” 키워드를 둘러싼 38만 건의 양적 분석과 내용에 대한 질적 분석을 병행하며 온라인 공간의 페미니즘 논의에서 나타나는 감정 동학과 연대, 배제의 문법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페미니즘 운동 안팎의 갈등과 운동에 대한 감정-전략적 성찰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류다현은 페미니즘, 사회운동, 젠더, 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활동가이다. 연구와 사회운동을 밀접하게 오가면서 삶을 꾸려가고자 한다. 불꽃페미액션에서 불씨*(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는 디지털 공간의 페미니즘 논의와 감정, 연대와 배제,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디지털 공간의 정치적 논의, 소수자 운동과 감정의 관계성,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실시간으로 축적된 다양한 대형 데이터(SNS, 커뮤니티 등)의 양적인 분석과 질적인 분석을 결합하여 새로운 함의를 던지고자 한다.

사물의 마음: PARO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돌봄과 유지 탐구

Mindful Agency of Things: Exploring Care and Maintenance through Interaction with PARO

윤소린 Solin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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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심리치료 로봇 PARO의 마음을 추적해 보자. 정서적 교류의 감각을 제공하여 심리적 퇴화를 치유하도록 설계된 PARO는 '돌봄의 대상'을 제공함으로써 돌봄 서비스를 수행하고, 이로써 비인간과 인간 사이에 새로운 관계 형성을 암시한다. 이번 리서치는 중고 AI 로봇과의 상호작용에서 출발한다. PARO를 둘러싼 거리두기와 수용의 과정을 반추하며 '돌봄'의 개념을 젠더 수행성과 연결 지어 기술과 인간관계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해방적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고, 데이터로 치환되는 핸들링과 프로토콜 사이에 남겨진 신체, 기억, 감정 전이 등의 요소를 재고한다. 이를 통해  PARO의 이전 소유자의 정체성을 추측하며 시스템 속에 남겨진 흔적들을 '사물의 마음'이라는 개념으로 탐색한다.

윤소린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각예술 작가로 설치와 영상을 주된 매체로 활용하는 개념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사회문화적 맥락과 겹쳐낼 때 발생하는 양가적인 심리상태에 주목하여, 상반되는 생각들 사이를 비판적으로 경유할 때 발견하는 취약성을 통해 주체성을 다시 상상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변화하는 기술 환경으로 미묘하게 전치되는 관계를 탐구하며, 비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재구성되는 수행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AI커버는 가창의 신화를 쿠세와
음성으로 증류시킨다

AI Covers Distill the Myth of Singing Ability into Habit and Voice

정빈 JEON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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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서치는 몇 달 전 박명수가 부르는 뉴진스의 음악이 큰 인기를 끌던 때, 혹은 하츠네 미쿠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AI 커버 영상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기계적이지 않은 발성을 내뱉었던 그 순간, 그리고 칫솔의 소리를 학습시켜 노래를 입힌 첫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천국도 지옥도 가지 못하고 악기가 된” 목소리인 음성합성물 문화와 그 계보로서의 AI 커버,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카피레프트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빈은 동시대 미술을 공부하고 있다. 오늘날 미술의 형식을 통해 갱신될 수 있는, 주변화된 에피소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가령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다고 여겨지는 실천들과, 아주 잠깐만 반짝여서 금세 역사의 폭풍 너머로 매몰된 문화들. 그것을 다시 ‘외치는’ 일에 힘이 있다고 믿는다.

발전국가의 영토에서 실시간성의 도시로: 한국 통신지리 1961-2016

From a Developmental State to Real-Time Cities: The Transformation of Korean TelecommunicationsGeography 1961-2016

장가연 Gayoun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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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분리하기 어려워진 ‘여기’와 ‘지금’은 어떻게 중첩되었는가? 이 리서치는 한국 지리정보와 통신 기반시설의 계보를 쫒으며, 선형적인 발전사가 아닌 파편적인 통신지리 계보의 파악으로 세 장면을 다룬다. 첫째, 1960년대 제1, 2차 경제개발 5개년 시기에 지적기술의 한계로 국토는 불투명하지만 전파탑은 한국의 발전을 성공하는 상징처럼 유통 된다. 둘째, 1990년대는 지적기술이 안정되며 수치지형도(CAD지도)도 제작되고, 또한 휴대폰 전파 시뮬레이션과 차량 네비게이션 실험이 시작된다. 셋째, 2010년대는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 파악이 쉬워지지만, 이 실시간성은 불투명하다. 한편, 1960년대에 국가 발전을 상징이었던 검단산 중계소는 국가유산을 훼손하는 흉물로 재발견된다.

장가연은 건축역사이론을 공부한 활동가적인 연구자이자 기획자다. 동시대 건축을 과정으로써 재조명하고, 디지털 기술의 신화를 벗겨내는 전시, 출판, 연구 작업을 해왔다. 또한 여성건축인모임 SOFA의 편집팀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한국현대건축을 한국과학기술사, 탈식민주의,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저항적 (매체) 예술: 10년의 키워드

(Media) Art Activism: A Decade of Keywords

최선주 Sunjoo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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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2024년까지, 기술적 변곡점과 사회적 사건을 정리하고 이를 당시 (매체) 예술의 사례와 연결 짓는다. 이 주제로 리서치를 시작한 이유는 지난 시간에 존재했던 다양한 미학적 태도를 기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를 관통한 재난부터 행성적 위기(거대 데이터, 기후 위기, 전쟁)까지,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에 저항하고 목소리를 냈던 예술의 의지와 기술의 확장 가능성은 언제나 있었다. 이번 리서치에서는 그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발견한 힘을 공유한다.

최선주는 기술과 인간 사이의 관계와 그로 인한 사회적 현상에 주목하며 활동해 왔다. 새로운 기술이 예술 개념을 어떻게 바꾸는지 관심을 두고 미디어의 이면을 탐색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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